노루꿍댕이의 정치이야기

[사설] 7년간 네 번째 4대강 조사, 풍차를 괴물이라고 또 돌진 본문

정치이야기/이슈

[사설] 7년간 네 번째 4대강 조사, 풍차를 괴물이라고 또 돌진

노루꿍댕이 2017. 5. 23. 16:42
[조선일보 사설]
7년간 네 번째 4대강 조사, 풍차를 괴물이라고 또 돌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감사원에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를 지시했다. 보의 철거 또는 보강 여부 판단도 2018년 말까지 하겠다고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선 감사원이 세 번을 감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첫 번째 감사에선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과 사이가 나빴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2013년 1월 발표된 두 번째 감사에선 '졸속과 부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박 정부 때 세 번째 감사에선 '시공업체 간 담합이 있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을 동원해 시쳇말로 이 잡듯 뒤졌다. 그러나 공사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고초만 겪고 별것 없이 끝났다. 네 번째 조사 결과도 뻔하다. 이 전 대통령에게 원한이 있는 문 대통령이 지시했으니 감사원이 그에 맞춘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그 감사 결과를 들고 검사들이 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민관 합동평가 역시 박 정부 때 이미 했다. 중립적으로 평가받은 민간 전문가 92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240회 현장 조사를 거치면서 1년을 활동한 끝에 2014년 12월 2500쪽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 결론은 '일부 부작용도 있지만 (홍수와 가뭄 대비 면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상식적인 판단일 것이다.

 환경단체 등에선 4대강 보가 물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이 극히 나빠지고 있다면서 '녹조 라테'라는 말을 써왔다. 통상 녹조의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여름철 남조류(藍藻類) 세포 수가 낙동강 최하류 함안보는 4대강 공사 이후 8배로 늘었다. 그러나 중상류 칠곡보는 3분의 1로 도리어 개선됐고, 중류 고령보 지점은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수질 항목들(BOD·COD)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뚜렷한 추세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 수질은 기상 등 조건에 따라 크게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

 공사 전에 4대강은 처참한 상태에 있었다. 갈수기엔 개천 수준이 되는 곳이 흔했고 영산강은 강 흐름이 끊어진 지점들조차 있었다. 강물에서 나는 악취로 주민들조차 가까이 가지 않으려 했다. 이제 4대강은 모두 풍부한 수량을 확보한 강의 모습을 갖췄다. 4대강 주변을 달려보면 누구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4대강 공사 이후 홍수 피해가 사라지다시피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해야 할 공사라고 해도 22조원을 들여 돌파 작전 하듯 한꺼번에 해야 했느냐는 것은 많은 논란이 있다. 과욕과 졸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관련 장관들조차 없는 상태인데 '보 철거'까지를 언급하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듯 나서는 것 역시 과욕이자 졸속일 수 있다.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놓고 지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

 4대강 사업은 규모가 컸던 만큼 찬반이 있을 수 있다. 긍정적 효과, 부정적 효과도 모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좌파 언론들이 마치 부정적 효과밖에 없는 듯이 수년간 집요하게 공격하고 야당이 가세함으로써 4대강을 마치 무슨 '악(惡)'인 양 만들었다. 심지어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량을 가뭄 때 쓰려고 수로(水路)를 만드는 일조차 반대를 했다. 풍차를 괴물이라며 돌진했다던 소설 이야기가 떠오를 지경이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사설이라 생각해 들고 와봤습니다.

4대강 관련 글은 나중에 자세히 정리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ㅡ^

Comments